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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세우는 소리] 신임 학장단 인터뷰: 민은기 학장 (작곡과 이론전공)
  • 카테고리2020 Autumn
  • Writer음악대학
  • 날짜2020-09-08 17:08:37
  • Pageview1573

2020년 6월 작곡과 이론전공 민은기 교수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34대 학장으로 취임하였다. 8월 13일 53동 학장실에서 음악대학의 새로운 수장이 된 신임 민은기 학장을 만났다.

오래 전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교수로 부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1995년에 음악대학 교수로 임용되었다. 올해로 꼭 25년이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학부와 대학원을 나왔고 조교로도 근무했으니 서울대학교에서 몸 담았던 기간은 30년이 넘는다. 6년의 유학 기간을 제외하면 스무 살 이후의 모든 삶을 서울대학교에서 보냈다.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를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물론 학교의 문제점도 잘 알고 있다. 그것을 해결해야 할 위치가 되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임기 내에 수행할 특별한 계획이 있으신지요? 

음악대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계획들을 구상하고 있다. 가장 먼저 시행하고자 하는 계획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는 음악대학의 조직개편이다. 음악대학은 서울대학교 안에서 상대적으로 아주 작은 단과대학이다. 그 규모가 자연대학과 공과대학처럼 큰 대학의 한 학과보다도 작다. 하지만 현재 여덟 개의 작은 전공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행정 단위가 너무 작아 획기적 발전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행정의 낭비가 많아 효율성도 떨어진다. 가능한 전공 간 통폐합을 통해 몸집을 키워야 발전할 수 있다. 
둘째는 공간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현재 음악대학의 공간 부족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며칠 전 서울대학교 각 단과대학들이 어느 정도의 공간을 사용하고 있는지 조사를 해봤는데, 놀랍게도 음악대학이 구성원 수에 비해 거의 가장 적은 공간을 쓰고 있었다. 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피아노 같이 큰 악기들이 많은 공간을 차지하는 상황을 감안한다면,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고 할 수 있다. 새로운 공간 확보가 시급하다. 하지만 현재 있는 공간도 좀 더 효율적이고 개방적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다. 원칙적으로 학교의 모든 공간은 음대 구성원 모두가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세 번째는 바로 이 심각한 공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존의 55동 건물을 재건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필요하며 발전기금을 열심히 모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학교에 기부를 할 수 있는 분들을 직접 만나고 교수음악회, 학생음악회 등 다양한 발전기금행사를 개최하여 기금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단기적으로 다음 학기는 어떻게 운영할 계획이신가요?

학교는 최적의 교육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당장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학생과 교직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할 생각이다. 안타깝게도 2020년도 2학기 수업환경은 국내외 코로나-19의 상황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지금 쉽게 예측할 수는 없다. 선제적으로 여러 가지 면에서 대비를 하고 있다. 주 출입구에 열 감지 화상 카메라를 설치하였으며, 그 외 모든 출입구를 통제하였다. 연습실 내에 에어컨과 환기 시스템을 개선하고 모든 출입문의 손잡이에 항균필름을 부착하였다. 소독을 담당할 보건인력도 신청해 놓은 상태이다.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안전한 환경 내에서 수업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일은 다 해보려고 한다. 
 

21세기에 음악대학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솔직히 말해 음악대학 안에서 미래를 이야기하는 목소리는 작다. 조금만 생각해보면 당연한 일이다. 음악대학이 수행하는 교육에서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는 시기가 과거이기 때문이다. 서양음악 연주의 경우 18, 19세기 음악을 주로 공부하고, 작곡도 20세기를 모델로 삼는다. 국악은 조선시대 궁정음악과 민속음악을 배운다. 그래서 미래의 음악에 대한 고민보다는 과거의 음악을 잘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생각을 가지기 쉽다. 하지만 과거의 음악은 그대로이지만 우리의 현실은 많이 달라졌다. 현실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우리의 미래를 개척해야 한다. 과거와 미래가 공존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과거의 음악을 현재에서 재해석하고 미래의 새로운 음악을 모색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야 한다. 
서울대학교는 ‘미래를 개척하는 지식공동체’라는 비전을 갖고 있다. 우리 음악대학이 ‘과거를 품고 미래로 나아가는 음악공동체’로 거듭나기를 바란다. 동시에 우리가 가진 기득권 의식을 내려놓아야 한다. 개방적으로 소통하면서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음악대학을 만들고 싶다. 

 

끝으로 학생들에게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예나 지금이나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학생들은 성실하고 착하다. 어찌 보면 서울대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길러진 품성이라고 생각한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순종하며 착실히 연습하지 않았다면 어려운 입시를 통과하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품성을 나쁘게 표현하면 수동적이고 의존적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지금 시대가 요구하는 인재상과는 거리가 멀다. 2020년에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다니는 학생들이 살아갈 세상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이 경험해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세상이 될 것이다. 어른들의 가르침을 잘 받아야 하지만, 자신의 롤 모델을 부모 세대에서 찾아서는 안 된다. 우리 학생들이 시대 변화를 이해하고 본인만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학생들로 성장하기를 바란다. 

 

21세기를 살아가는 학생들과 민은기 학장이 만나 음악대학에 새로운 바람이 불어오기를 기대해본다.

글_신화정_작곡과 이론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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