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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세우는 소리] TripleX: 최희연 교수 인터뷰
  • 카테고리2021 Autumn
  • Writer음악대학
  • 날짜2021-09-21 20:21:05
  • Pageview739
코로나19가 몰고 온 중단과 제한과 단절 속에서도 예술은 계속된다. 공연장은 인터넷 기반의 가상 플랫폼으로 옮겨져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응했고, 라이브 스트리밍 컨텐츠를 위한 다양한 기술이 부상하면서 클래식음악 시장에도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났다. 그 사례 중 하나로 들 수 있는 것이 바로 지난 5월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서 줌(Zoom)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성황리에 개최한 ‘TripleX’(이하 트리플엑스) 콘서트이다. 트리플엑스는 서울대 음대, 빈 국립음대 그리고 시벨리우스 음악원의 음악 교류를 위해 마련된 프로젝트로, 신인 작곡가와 연주자 들의 음악을 선보이고 현대음악과 대중의 거리를 좁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울림』 이번호에서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트리플엑스를 제안·기획한 ‘아카데미 2021’ 감독, 기악과(피아노전공)의 최희연 교수를 만나 대화를 나눴다.
 
 
Q. 트리플엑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트리플엑스는 원래 서울대 음대 현대음악시리즈 ‘아카데미 2021’에서 기획한 세 가지 프로젝트 중 하나였다. 트리플엑스 말고도 빈 국립음대와의 프로젝트 <Free Stage>와 시벨리우스 음악원과의 프로젝트 <Alone Together>가 각각 9월과 10월에 예정되어 있었다. 2020년부터 이 모두를 준비해 왔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행사 일정이 변동되면서 사실상 무기한 연기되던 상태였다. 세 프로젝트를 트리플엑스로 통합해 진행하게 된 것은 서울대 측의 과감한 결단 덕분이다.
 
Q. 줌을 통한 비대면 온라인 행사로 진행하게 된 배경이 궁금하다.
A. 세 음대를 하나로 묶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서울대에서 제안한 비대면 온라인 방안에 모두 찬성했고, 많은 플랫폼 중에서도 비대면 수업을 통해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줌을 선정하게 되었다. 서비스 초기의 줌에는 음질 문제나 인원 증가 시의 서버 결함 등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 플랫폼 자체가 개선되면서 나아졌다. 김영선, 이지수 교수님의 음향 기술 자문이 프로젝트의 원활한 진행에 큰 도움이 되었다.

 
 
 
Q. 세계 유수 대학과 협업했다. 연락 문제 등 절차상의 어려움은 없었는지.
A. 빈 국립음대와는 2018년부터 교류가 있었다. ‘스튜디오 20**’과 ‘아카데미 20**’ 시리즈가 통합적으로 운영되던 시절, 빈 국립음대의 교수님이 방한하여 총괄 지도를 해 주신 적도 있다. 이후 내가 빈에 방문했을 때 또다시 교류가 이어졌고, 빈 국립음대 학생들과 서울대 학생들이 서로의 대학에 방문하는 음악 교류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시벨리우스 음악원에도 마찬가지의 제안을 했고 그쪽에서도 동의 의사를 밝혀 주었지만, 일단은 먼저 연락이 닿았던 빈 국립음대와 우선적으로 진행했다. 프로젝트가 미뤄진 건 작곡과 관련한 이런저런 문제와 코로나19로 인한 환경적 어려움 때문이다.
 
Q. 학부생, 대학원생, 음대 교수님과 타대학 교수님, 매우 다양한 사람들이 참여한 행사였다. 이러한 구조는 왜 만들어져 어떻게 운영되었나?
A. 트리플엑스는 ‘아카데미 2021’의 연장선상에 있는 연계 프로젝트다.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음대 학생들에게 연주력뿐 아니라 기획력도 키워주고, 공연단체 운영 경험을 통해 이론이 아닌 실제를 접하게 하고 싶었다. 기획과 실무 경험에 대한 사회와 학생들의 요구가 있는데, 이러한 수요를 충족시킬 수업이나 여타 창구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이 점이 프로젝트의 당위성과 긴급성이 되었다. 다만 이런 대담한 계획에는 창의력과 큰 역량이 필요하게 마련이라 제대로 진행될지 걱정도 많았다. 위험부담은 높지만 보다 다양한 연령대의 의견을 수렴하고 과정 속에서 학생들의 역량을 끌어올리면 폭발적인 효과를 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 덕분에 가능했다. 이번 현대음악아카데미 수업은 대부분 음대 구성원으로 이루어졌는데, 학교 측에서 더 넓은 단위를 대상으로 한 융합 컨텐츠 개발 교과목 개설을 제안했다. 현대음악아카데미 발전의 좋은 계기가 되리라 생각한다. 실제로 프로젝트와 관련해 영상매체 융합 컨텐츠 수업을 참조하기도 했다. 연구 병행에 미술대학의 박재성 교수님, 음대의 윤혜리, 김영선, 이지수 교수님 그리고 여러 대학원생들이 힘써 주셨고, 각 수업에 대해 서로가 연구자이자 피관찰자인 상보적 관계를 형성해 ‘트리플엑스’답게 운영했다.

 
 
Q. 트리플엑스의 가장 큰 의의는 무엇인가? 또 앞으로의 비전과 계획에 대해서도 귀띔해 준다면.
A. 그동안 타대학과의 교류에 있어서 서울대는 앞으로 나서기보다는 끌려가는 입장에 가까웠다. 하지만 트리플엑스의 경우 빈 국립음대와 시벨리우스 음악원의 명성, 비대면 온라인 콘서트를 위한 음향 및 영상 기술력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서울대가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러한 동등한 교류는 서울대에 융복합 컨텐츠를 연구하고 생산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학생들의 곡도 반응이 좋았고, 단순 연주가 아니라 하나의 새로운 현대음악 ‘쇼’를 만들어 대중에게 다가갔다는 점 또한 뜻깊다. 비대면 교류의 가능성을 봤다는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트리플엑스가 계속 이어졌으면 좋겠다는 반응이 많아서 현재 세 학교 모두 고민 중에 있다.
9월에 있을 <Free Stage>는 이미 모든 공모를 마쳤다. 프로그램 기획을 재학생, 졸업생 등 학생들이 담당하기 때문에 단순 연주자 오디션을 진행하기보다는 기획력을 같이 봤다. 정해진 주제가 없이 자유롭게 열어 두었기에 ‘Free Stage’이다. 10월의 <Alone Together>는 바이올리니스트를 주축으로 한 프로젝트인데, 노이즈를 활용한 곡, 음 하나만을 활용해 만든 곡 등 여러 가지 독특한 음악을 작곡가에게 직접 배워 보는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음악 전공자와 비전공자가 모두 함께 ‘소리’ 그 자체를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바이올리니스트의 경우 뉴욕 팬데믹 당시의 곡을 연주할 예정이다.

 

글_김용진(기악과 관악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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