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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2020년도의 새 학기는 평소와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지난 12월, 합격 소식을 접하고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던 신입생들은 잠시 그 설레는 마음을 접어두어야 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국내외에서 기승을 부리면서 학생들로 가득해야 할 3월의 캠퍼스는 적막했고, 4월의 캠퍼스 역시 벚꽃이 만개했음에도 쓸쓸했다. 이러한 전례 없는 상황에 놓여 첫 학기를 보낸 음악대학의 각 학과(전공) 신입생들을 줌(ZOOM)을 통해 만났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터뷰 참여: 김주미 작곡과(이론), 김창현 성악과, 변미솔 기악과(관악), 신상민 기악과(현악), 유혜빈 국악과(해금).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의 일원이 된 소감을 말씀해주세요.
혜빈:
가장 오고 싶었던 학교에 입학하게 되어 너무 뿌듯했고, 동시에 새롭게 시작할 학교생활에 신나기도 했어요.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되면서 기대했던 새터(새내기 배움터)랑 국악과 엠티가 취소되어서 실감이 덜한 것 같기도 해요.
창현:
저는 학교 연습실을 자주 사용하고 있는데, 시설 등이 너무 좋아서 행복해요. 빠른 시일 내에 신입생들 모두가 학교생활을 할 수 있게 되어서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미솔:
저는 입학식을 못해서 아직 입학했다는 실감도 나지 않는데 벌써 한 학기의 끝을 보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아요.
이번 학기에 어떤 점이 가장 아쉬웠나요?
상민:
학교에 입학하면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가 캠퍼스에서 과 잠바를 입고 사진을 찍는 것이었어요. 아직 그걸 못 해본 것이 아쉬워요.
미솔:
입학식 때 연주하는 것이 선배들과 함께하는 첫 공식 연주라 기대를 많이 했었는데, 연습부터 연주까지 모두 취소되어서 너무 속상했고, 개강 날에도 집에서 수업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에 조금 우울하기도 했어요.
주미:
지난주에 시험 때문에 학교에 왔는데 학교가 넓다 보니까 길을 잃었어요. 3월에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길도 익히고 학교에 뭐가 있나 확인해보고 싶었는데, 3월에 해야 할 걸 6월이 되어서야 했던 것 같아 아쉬웠어요. 또, 어제 대면으로 진행한 수업이 있었는데 비대면이랑 다른 느낌으로 너무 좋아서 아쉬움이 더 컸던 것 같아요.
캠퍼스가 정상화 되었을 때 가장 해보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주미: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중앙도서관에 가서 책을 찾아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학회에 가는 것이에요. 이번 전공 수업 시간에 교수님께서 해주시는 학회 이야기를 듣고 꼭 가보고 싶었는데, 올해 학회들이 다 취소되어서 아쉬워요.
혜빈:
저는 동아리소개제에 꼭 가보고 싶어요. 이전부터 동아리소개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봄이 되면 꼭 가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아예 열리지 않았거든요. 가서 어떤 동아리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재밌는 동아리도 해보고 싶어요.
상민:
학교에서 학식을 먹어보고 싶어요. 또, 오케스트라 시간에 모두 모여서 연습하고 함께 연주하고 싶어요. 연습하고 연주하는 것 둘 다 좋아해서 그런 시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미솔:
저도 오케스트라 연주 취소된 게 너무 속상해서 그게 정상적으로 운영되면 합주 수업도 받고 싶고 연주도 하고 싶어요. 또, 선배들 졸업 연주회도 가보고 싶어요. 원래 5월에는 장터도 열린다던데, 거기에도 꼭 가보고 싶어요.
창현:
정상적인 수업을 받아보고 싶어요. 지금 비대면으로 진행되는 수업들도 만족스럽지만, 현장에서 교수님 얼굴 뵙고 목소리도 직접 들으면서요. 꼭 대학생인 척 한번 해보고 싶어요.
설레는 학교생활을 꿈꿨으나 입학식을 포함한 행사들과 캠퍼스에서의 생활이 모두 없었던 신입생들의 아쉬움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 특별한 무엇보다도 일상적인 것을 원하고, 평범한 학교생활을 그리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그들이 마스크를 벗고 캠퍼스를 거니는 날이 오기를 소망한다.
글_ 신화정_작곡과 이론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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