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2 현재의 소리] 신임 교수 인터뷰: 성악과 제니퍼 라모어 교수 “Start thinking earlier about singing on stage and never lose the joy of singing”
    SNUMUSIC 2024.08.27 12:36

2021-03-29 22:23:48


미국계 메조 소프라노로 유럽과 미국에서 활발히 연주 활동을 펼쳐온 제니퍼 라모어(Jennifer Larmore) 교수가 서울대학교 음악대학에 부임했다. 무대에서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연주자로서의 경험을 안고, 교육자로서의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언제나 무대에서의 자신의 모습을 상상하며 노래가 주는 즐거움을 기억할 것을 강조하는 라모어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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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모어 교수에게 서혜연 교수와의 만남은 특별하게 다가왔다. 이탈리아에서 열린 음악 페스티벌에서 만난 서혜연 교수와의 만남을 계기로 서울대학교에서 교편을 잡기로 마음을 먹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자의 길을 고심해온 라모어 교수의 바람과도 일치하는 것이었다. 교육자이자 활발한 활동을 펼쳐온 연주자였던 라모어 교수는 인터뷰 내내 학생들에게 여러가지 조언을 던졌다. 컨디션 관리, 음악 해석, 음악에 대한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섬세한 그의 이야기에는 학생들에게 거는 기대와 애정이 고스란히 담겨있었다.


라모어 교수는 인터뷰에서 노래할 때 가졌던 생각이나 태도, 그리고 연습하는 방법 등을 자세히 밝혔다. 그는 노래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음악”이라며, 악보를 펼치고 음악을 잘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특히 본인 파트 뿐만 아니라 오케스트라 파트까지 파악할 것을 주문했다. 그가 생각할 때 또 다른 중요한 것은 “극”이라고 밝혔다. 그는 노래하는 사람들의 생각, 곡의 가사와 극이 모두 하나로 결합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거기에 자기 자신을 믿는 자세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제니퍼 라모어 교수는 연주를 준비할 때 악보 연구를 포함하여 가사 분석, 그리고 작품의 작곡가에 대해 자세히 공부하면서 많은 시간을 투자한다고 한다. 그는 과거 알반 베르크(Alban Berg)의 오페라 《룰루》(Lulu) 공연을 준비하던 때를 기억하며, 어려움에 봉착해있던 자신에게 새로운 시각으로 음악에 접근할 것을 알려준 가족과의 에피소드를 나누어주었다. 당시 그의 가족은 “당신은 피아노로 음 하나하나를 두드리며 이 음악을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다”며, 베르크의 활동지였던 비엔나로 자신을 데려가 베르크가 살던 당시 제작된 미술작품이나 문학작품들을 직접 경험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 이를 통해 베르크 음악을 온전히 이해하는 큰 전환점을 맞을 수 있었다. 이것이 라모어 교수가 목소리를 가꾸고 음악적 기법을 연구하는 것과 더불어 다양한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경험하며 음악을 이해하고자 노력할 것을 강조하는 이유다.


또한 목 관리 혹은 컨디션 관리 방법에 대한 질문에 제니퍼 라모어 교수는 “수면”을 강조했다. 그는 목소리의 노예가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수면을 제외하고는 무엇을 먹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대해서는 별다른 신경을 쓰지 않았다고 한다. 하지만 성악가는 몸이 악기이기 때문에 몸을 아끼고 돌봐줘야 한다고 말했다. 과한 음주나 흡연은 피하고 자신만의 규칙을 설정하여 생활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뿐만 아니라 라모어 교수는 한국 성악과 학생들에게 조언도 잊지 않았다. 처음 한국에 와서 학생들을 만났을 때 한국 학생들이 가진 아름다운 목소리와 재능에 놀랐다는 말을 전했다. 여기에 “극”에 대한 이해가 더해진다면 더욱 훌륭한 음악가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극에 집중하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특히 학생들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 손이 올라가거나 엄지손가락에만 힘을 주고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그것은 그들이 본인이 연기하는 캐릭터에 집중하지 않았다는 증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라모어 교수는 관중들은 성악가들의 목소리를 들을 뿐만 아니라 무대에서 어떤 이야기가 펼쳐지는지를 궁금해한다며, 목소리 하나만으로 성공하는 삶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연기에 대해서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공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자신은 제자들에게 “나는 네가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삶을 살도록 준비시켜주는 것이지 연습실에서 노래하는 삶을 살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야”라고 자주 말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테크닉과 더불어 연기까지 결합하여 좋은 연주를 만들어내는 것이 성악가에게 있어서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것이다. 제니퍼 라모어 교수의 긍정적인 에너지 속에서 음악에 대한 즐거움을 잊지 않으며 행복하게 노래하는 성악과 학생들의 미래를 기대해본다. 


글_ 김민솔 작곡과 이론전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