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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지
졸업 후 국내외에서 계속해서 학업을 이어가려는 학생들이 많다.
유학 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해 주기 위해 스코틀랜드에서 소식을 전해왔다.
스코틀랜드 왕립 음악원에서 박사 과정 중인 13학번 피아노 전공 김민규 선배님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재학 중 많은 활동을 하셨습니다. 재학 시절의 일화가 궁금합니다.
학창 시절에서 기억나는 장면이 굉장히 많아요. 음대와 관련 있는 활동과 관련 없는 활동으로 나누어 말씀드릴게요. 일단 음대와 관련 있는 활동 중에서 기억에 남는 활동은 학생회를 만들고, 거기에서 부회장으로 활동했던 것이에요. 제가 다닐 때까지만 해도 학생회가 십몇 년간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때 제가 처음으로 작곡과 학생이랑 학생회를 구성했습니다. 그때 만들어진 학생회가 지금까지 잘 유지되고 있는 것을 보면 굉장히 뿌듯합니다. 음대와 관련 없는 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동아리 SNUPia(스누피아)에서 한 활동입니다. 저는 스누피아에서 회장도 맡았었는데, 활동하면서 너무나도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어요. 그중에서 몇 가지만 뽑자면, 연세대학교나 고려대학교의 피아노 동아리와 교류를 하면서 같이 연합하여 연주했던 기억도 생생해요. 그리고 제가 잠깐씩 가르쳐줬던 동아리 부원들이 열심히 연습하여 무대에 오르는 모습을 보는데, 제가 연주하러 나가는 것보다 그들이 연주하러 올라갈 때가 제일 떨렸어요(웃음). ‘선생님의 마음’을 거기서 느낄 수 있더라고요. 부원들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동아리 안에서 했던 전반적인 활동들이 굉장히 즐거웠고, 스누피아는 제 대학생활의 한 축을 담당했던 동아리였어요.
올해 열린 2020 리스트 피아노 음악 콩쿠르에서 최종 14인에 이름을 올리셨는데, 특히 많은 레파토리가 요구되는 경연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준비하셨는지요?
리스트 콩쿠르는 다른 콩쿠르와는 달리 semi-final에 가서는 1라운드부터 3라운드까지 semi final에 올라간 참가자들을 중간에 한 명도 탈락시키지 않고 모두에게 끝까지의 기회를 주기 때문에 정말 모든 곡을 다 준비해야 해요. 이러한 특이점을 가지고 있는 콩쿠르이기 때문에 저는 처음부터 끝까지 쳐보는 연습을 많이 했고, 리스트의 곡이 굉장히 체력적으로 소모가 심한 편이기 때문에 “체력 관리”에도 주안점을 두었어요. 무엇보다도 제가 연주할 곡들을 많이 들었는데, 특히 피아니스트 하워드(Leslie Howard, 1948- )의 음반을 주로 들었어요. 이분은 리스트의 모든 독주곡을 녹음한 최초의 인물이고, 리스트 콩쿠르의 심사위원 중 한 분이기도 하세요. 저는 특정 작곡가에 대해 전문성 있고 학구적인 연주를 하는 연주자를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에 그분의 음반을 주로 들었습니다.
많은 음악 대학 학생들이 선호하는 미국, 독일이 아닌 유학지로서는 다소 생소한 스코틀랜드를 선택하셨습니다. 특별한 계기가 있으신지, 또 그곳에서 공부하는 장점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도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스코틀랜드의 학교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그런데 은사님이신 장형준 교수님께서 스코틀랜드를 추천해 주셨는데, 교수님의 제자 중 한 분이 스코틀랜드 왕립 음악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시기도 하고, 저도 그곳에서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결정하게 되었어요. 스코틀랜드는 영어권 국가이기 때문에 제2외국어를 공부해야 하는 독일어권이나 다른 국가보다 언어의 장벽이 낮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한 스코틀랜드는 유럽권 국가여서 방학 때 다른 유럽 국가로 굉장히 저렴한 비용으로 여행을 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웃음). 그리고 런던에 비해 생활비가 저렴해요.
피아니스트로서 더 좋은 연주를 위해 어떤 부분에 주안점을 두고 공부하시나요?
저는 작곡가가 살아있을 당시의 연주 관습을 알아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최근에 서울대학교에 1820년대 상용되었던 피아노인 포르테피아노(Fortepiano)를 들여놨다고 들었는데 그런 과거의 악기에 대해서 알아가는 과정,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연주했는지와 어떻게 곡을 접근했는지에 대해 연구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현대에도 그 당시의 원전판 악보가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작곡가가 살아있을 때 사용되던 연주 기법과는 거리가 먼 방식으로 연주하는 경우도 많이 있어요. 그래서 작품이 작곡되었을 당시의 연주 관습과 음향에 대해서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 박사과정 논문 주제도 이러한 것과 연관이 깊어요. 그 시대의 연주 관습을 이해함으로써 오히려 자유로움을 얻는 것 같아요. 저는 이러한 것들에 대해 자세히 알기 위해 여러 문헌들을 연구합니다.
음악대학 후배들에게 조언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한국 학생들은 입시 과정이 아무래도 주입식 교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만의 생각을 발전시키는 능력이 부족한 것 같아요. 그래서 그것을 염두에 두고 자신만의 음악세계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으면 좋겠습니다.
글_ 김민솔_작곡과 이론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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